건강시니어

영월 김삿갓 계곡과 평생시/건강시니어들이 가본 곳이기에...

mose 2007. 9. 20. 21:04

 

 

영월 김삿갓 계곡과 평생시(平生詩) 

          

▼ 계곡 들머리 오른편에 명국환이 부른 방랑시인 김삿갓 노래비가 있다.

   

     

▼ 바윗틈을 돌아 옥동천으로 흐르기 직전의 김삿갓계곡. 여름철 피서객으로 붐빈다.  

     

   
▼ 옛날 이마을에서 태어난 아기장수가 힘 자랑을 하기 위해 집채만한 이 바위를 들어서
작은바위 위에다 올려놓았다 해서 '든돌'이라 하고 마을을 '든돌마을'이라 부른다.
   

   
▼ 삿갓으로 하늘을 가리고 평생을 떠돌아다닌 방랑시인 김삿갓.
그의 일가가 살던 집터와 묘소가 이곳에서 발견된 것은 1992년이다.
   

  
김삿갓(1807~1863. 본명 金炳淵, 호 蘭皐)이 다섯살 때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고,
당시 선천부사였던 그의 조부 김익순은 홍경래군에게 항복하였고,
이듬해 난이 평정된 후 김익순은 처형당하고 그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영월군 와석리 깊은 산중에 숨어살게 되었다.
   

   
김병연이 20세 되던 1827년 영월 동헌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할아버지의 행적을
모르고 있던 그는 김익순의 죄상을 비난하는 글을 지어 장원급제를 하게된다.
집에 돌아와 어머니로부터 숨겨왔던 집안내력을 듣게 되었고 역적의 자손이라는 것과
조부를 비판하는 시를 지어 상을 탄 자신을 용서할 수 가 없었다.
하늘이 부끄러워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던 그는
아내와 아이와 어머니를 가슴아픈 눈물로 뒤로하고 방랑의 길을 떠났으니...
  
     
▼ 삿갓으로 하늘을 가린채 세상을 비웃고 인간사를 꼬집으며 정처없이 방랑하던 그는
57세 때 전남 화순땅에서 객사하여 차남이 이곳 와석리 노루목에 모셨다 한다.
   



    

  

   
▼ 계곡이 크지는 않지만 절벽처럼 높이 솟은 바위산과 맑은 물로 마음을 잡는다.
   
我向靑山去  綠水爾何來 (내 청산을 향해 가거늘 녹수야 너는 어디서 오느냐)
   

       
 平生詩 / 蘭皐 金炳淵
 
鳥巢獸穴皆有居 顧我平生獨自傷
조소수혈개유거 고아평생독자상
  
芒鞋竹杖路千里 水性雲心家四方
망혜죽장로천리 수성운심가사방
  
尤人不可怨天難 歲暮悲懷餘寸腸
우인불가원천난 세모비회여촌장
 
初年自謂得樂地 漢北知吾生長鄕
초년자위득락지 한북지오생장향
 
簪纓先世富貴人 花柳長安名勝庄
잠영선세부귀인 화류장안명승장
 
隣人也賀弄璋慶 早晩前期冠蓋場
인인야하농장경 조만전기관개장
 
髮毛稍長命漸奇 灰劫殘門飜海桑
발모초장명점기 회겁잔문번해상
 
依無親戚世情薄 哭盡爺孃家事荒
의무친척세정박 곡진야양가사황
 
終南曉鍾一納履 風土東邦心細量
종남효종일납리 풍토동방심세양
 
心猶異域首丘狐 勢亦窮途觸藩羊
심유이역수구호 세역궁도촉번양
 
南州從古過客多 轉蓬浮萍經幾霜
남주종고과객다 전봉부평경기상
 
搖頭行勢豈本習 口圖生惟所長
요두행세기본습 구도생유소장
 
光陰漸向此中失 三角靑山何渺茫
광음점향차중실 삼각청산하묘망
 
江山乞號慣千門 風月行裝空一囊
강산걸호관천문 풍월행장공일낭
 
千金之子萬石君 厚薄家風均試嘗
천금지자만석군 후박가풍균시상
 
身窮每遇俗眼白 歲去偏傷빈髮蒼
신궁매우속안백 세거편상빈발창
 
歸兮亦難佇亦難 幾日彷徨中路傍
귀혜역난저역난 기일방황중로방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건만
내 평생을 돌아보니 너무나 가슴 아파라.
 
 짚신에 대지팡이로 천 리 길 다니며
물처럼 구름처럼 사방을 내 집으로 여겼지.
 
남을 탓할 수도 없고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어
섣달 그믐엔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넘쳤지.
 
초년엔 즐거운 세상 만났다 생각하고
한양이 내 생장한 고향인 줄 알았지.
 
집안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고
꽃 피는 장안 명승지에 집이 있었지.
 
이웃 사람들이 아들 낳았다 축하하고
조만간 출세하기를 기대했었지.
 
머리가 차츰 자라며 팔자가 기박해져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되더니,
 
의지할 친척도 없이 세상 인심 박해지고
부모상까지 마치자 집안이 쓸쓸해졌네.
 
남산 새벽 종소리 들으며 신 끈을 맨 뒤에
동방 풍토를 돌아다니며 시름으로 가득 찼네.
 
마음은 아직 타향에서 고향 그리는 여우 같건만
울타리에 뿔 박은 양처럼 형세가 궁박해졌네.
 
남녘 지방은 옛부터 나그네가 많았다지만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가 몇 년이나 되었던가.
 
머리 굽실거리는 행세가 어찌 내 본래 버릇이랴만
입 놀리며 살 길 찾는 솜씨만 가득 늘었네.
 
이 가운데 세월을 차츰 잊어 버려
삼각산 푸른 모습이 아득하기만 해라.
 
강산 떠돌며 구걸한 집이 천만이나 되었건만
풍월시인 행장은 빈 자루 하나뿐일세.
 
 천금 자제와 만석군 부자 후하고
박한 가풍을 고루 맛보았지.
 
신세가 궁박해져 늘 백안시 당하고
세월이 갈수록 머리 희어져 가슴 아프네.
 
돌아갈래도 어렵지만 그만 둘래도 어려워
중도에 서서 방황하기 몇며칠 동안이던가.
        
 ▼ 길가에서 하늘거리며 손짓하는 코스모스
  
 
  
방랑시인 김삿갓 - 유부희
   
                                          relaying from ksk3609
 


  퍼옴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