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환장로

눈물로 읽은 글-"네가 먼저 해라"

mose 2008. 9. 29. 22:53
"네가 먼저 해라"


1-2년 전부터 우리나라가 정치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워졌습니다. 현대아산 사태가 터지고 나서 우리가 북한을 돕는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예 북한에 대한 적대감과 거리감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평양과학기술대학교 설립이라는 엄청난 일을 진행하고자 하니 너무나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에서도 원래는 큰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가 지금은 모든 것들이 막혔습니다. 국제 정치 경제의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왜 이런 어려움 속으로 자꾸만 몰고 가시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방법이 감추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방법이 아니라 크리스천들의 헌신을 통해 이 대학이 반드시 지어지기를 원하고 계신다고 믿습니다. 사람의 힘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이 영광 받으실 수 있는 그 방법으로 이 대학이 부흥의 초석이 되기를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정말 하나님은 이 시대에 하나님만의 방법을 찾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자금이 부족해서 공사 현장에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저는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 이 일이 정말 하나님의 뜻이라면 정말 하나님의 방법으로 동역자들을 붙여주십시오. 물질과 기도의 후원자들을 붙여주십시오."

어느 해 부활절 새벽에 제가 이렇게 기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도하던 도중에 하나님께서 저에게 이런 도전을 주셨습니다.
"네가 먼저 해라."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반문했습니다. "하나님, 아시지 않습니까? 저희들처럼 후원금을 받아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우리 형편을 아시면서 먼저 하라니요?"

그러자 하나님께서 갑자기 저에게 한 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저희 가족이 포항에서 중국으로 들어갈 때 가지고 있던 통장을 어머니께 맡겨둔 일이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던 퇴직금도 함께 넣어서 어머니께 맡겨드리고 거기서 종종 부모님께 필요한 용돈도 드리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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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장남인 저를 당신 인생의 모든 것으로 알고 키우셨던 분입니다. 미국까지 가서 공부하고 돌아온 장남이 갑자기 중국으로 떠난다고 하니까 깊은 상실감에 빠지셨던 어머니에게 작은 위로라도 될까 싶어 그 통장을 맡기고 떠난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내와 기도응답과 통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어머니께 이메일을 썼습니다.

어머니는 칠순이 넘으신 나이에도 자식과 며느리 손자를 보내놓고 상실감을 달래려고 이메일 쓰는 법을 열심히 배워서 저희들에게 넉두리할 겸 자주 인터넷으로 편지를 보내시는 분입니다.

"어머니, 그 돈을 평양과학기술대학교를 위해 부활절 헌금으로 서울에 있는 후원회 사무실로 보내주십시오."

편지를 보내고 나니 마음에 기쁨이 넘쳤습니다. 그러나 평상시라면 금방 답장하시던 어머니가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 반응이 없으셨습니다. '혹시 어디 편찮으신가? 여행이라도 가셨나?' 별의별 생각을 하던 차에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답장이 왔습니다.

'나는 도무지 너희들의 믿음을 이해할 수 없구나. 아무런 장래 대책 없이 살아간다 하더라도, 큰 아이 공부시킨다고 캐나다에 유학 보내놓고서는 아이 등록금을 어떻게 하려고 그 돈을 또 낸단 말이냐? 네가 하라고 하니까 오늘 내가 돈을 찾아서 후원회에 보내긴 했다만 이 어미는 어젯밤 한숨도 이룰 수 없었다."

저는 그 편지를 읽으면서 가슴이 정말 너무 아프고 쓰려서 한동안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제가 또 한 번 어머니에게 못할 일을 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저도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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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고 나서 얼마 후에 코스타 리더십 포럼에 초청 받게 되었습니다. 코스타에 관련된 목사님들과 함께하는 자리였고 제가 간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간증을 하는 도중에 마음속에서 성령께서 강하게 이 간증을 하도록 시키심을 느꼈습니다. 저는 제 속의 부끄러운 부분을 또 드러내는 것 같아 그 간증을 꺼내기가 싫었지만 하나님께서 꼭 하도록 시키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앞에서 간증을 하고나니 목사님들이 큰 감동을 받으신 것 같았습니다. 그중 한 분이 다가오시더니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하시면서 "제가 큰 아들 등록금을 책임지겠습니다."라고 하시며 장학금을 주실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그런 다음에 정말 신기하게 그 통장으로 돈이 입금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때는 누구인지 모르는 분에게서도 송금이 오기도 했습니다. 정말 사르밧 과부의 밀가루통과 기름병이 마르지 않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 일로 인해 연약한 믿음을 가지셨던 저희 어머니도 큰 위로를 받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하나님이 아들과 손자를 직접 책임지고 먹이신다는 사실을 깨달으신 것입니다. 그 돈은 사르밧 과부의 밀가루통에 마지막 남은 밀가루와 같은 헌금이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밀가루 전병과 같은 헌금을 드리고 나서 그런 기적을 체험한 것이었습니다.

- 정진호(평양과기대 설립부총장) / 멈출 수 없는 하늘의 열정 P 3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