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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어느 명퇴자의 가정 이야기

mose 2010. 5. 22. 22:13

 <유성열 전달>

 

[어느 명퇴자의 가정 이야기]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오늘은 2004년11월12일 제68신으로 나간 '어느 명퇴자 가정의 이야기' 
"당신이 뭐 안다고 그래!"를 앙코르 메일로 다시 읽어 본다.


이 이야기는 2004년10월15일 잠실 향군회관 연리지홀에서 있은 
'2004. 하반기 ROTC중앙회 임원회의'에서 있은 손병두
(서울대, ROTC 2기,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 현 서강대학교 총장) 
선배님의 "세계화와 한국경제"의 강연 중 당시 어렵던 우리의 현실과 
경제위기에 맞춘 한 가정의 고급스런 유모어 이야기, 
당신이 뭐 안다고 그래!' 를 후배들에게 재미있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어느 명퇴자의 가정 이야기 "당신이 뭐 안다고 그래!"


1997년 소위 IMF 경제위기 이후 공공, 금융, 노동, 
기업의 4개 부분의 개혁과정에서 시작하여 오늘 현재까지도 
많은 실업자와 함께 명퇴자가 늘고 있다. 
특히 40대중반 이후의 실업자와 명퇴자가 대단히 많아지고 
또 한편 청년실업자 마져 늘고 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현재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자기나름대로 
중산층이라는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갖고 직장에서 자기 일에 
열심히 일을 한 가장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자기 책상이 없어지면서 말로만 듣던 명예 퇴직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3개월 길게 6개월 정도는 자유인의 몸으로 지금까지 못 다한 
여행과 가정봉사 그리고 가까운 친구 만나기와 건강을 위한 계획을 
세우면서 비교적 여유 있는 생활을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6개월은 훨씬 지나고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경제여건 
속에서 재취업은 고사하고 자기의 생각대로 그리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리하여 직장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나 모두 다 지난 세월의 
자기가 생각하던 바 그대로는 되지 않았다. 
그런 생활 속에서 계속 하루하루 나날을 지나다 보니 장기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만다. 
이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밖에 나가는 시간이 적어지고 집에서 
부인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인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와 
귀에 거슬리는 소리, 그리고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언행이 
부인의 입에서 행동에서 계속 터져 나왔다. 
자연적으로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는 날들이 계속된다. 
가장으로서의 체통이 서지 않음은 이미 벌써 오래다.
자연적으로 부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을 쓰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또 한편으로는 자기 스스로가 미워지면서 
상대방에 대한 약점을 하나하나 체크하는 버릇이 생긴다.
어느 날 집에서 온종일 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던 중 부인의 
언행과 행동의 모든 면에서 약점 사항을  하나하나 바로 부인에게 이야기한다.
" 당신 오늘 보니까 나한테 잔소리 하는 것 이상으로 당신의
 행동과 말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 아오! 
좀 고쳐가면서 사는 게 좋을 것 같소.
"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부인의 첫마디."당신이 뭐 안다고 그래. 
세상 물정 아무 것도 모르면서... 
모르면 가만이나 있지. 말이면 다 말인 줄 알아요. 
아무 것도 모르면서...."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격이 되고 말았다.
"그래 당신 말대로 내 아는 것은 없지만, 계속 생각 없이 '당신이 뭐 안다고 하는 그 말' 
나에게는 너무나 부담되는 말이면서 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말이란 것을 모르오. 
나와 당신 반대로 한번 생각해 보셨오. 
어려울 때 서로 감사주면서 사는 것이 부부간의 정이고 사랑이고 행복인데....."
"아이구! 당신, 정이 무엇이고 사랑과 행복이라는 말 자체를 당신이 알아요? 
당신이 뭐 안다고...... 
아무 것도 모르면서 ......
" 하고 계속 핀잔을 주면서 얼굴을 붉힌다. 
그 길로 남편은 집을 나와 온갖 생각을 하다가 오랜만에 가까운 친구도 보고 싶고 하여 
병원을 운영하는 친한 친구에게로 갔다. 
친구에게 가서 자기의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도 하고 싶었다.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친구야 내 왔다" 하면서 친구의 얼굴을 보자마자 오늘의 하소연을 틀어놓았다.
나, 요새 마누라한테 스트레스 너무 너무 많이 받아 정말 미치겠다. 
남자 체면도 말이 아니고 여편네의 말을 새기면 죽고 싶은 심정이다" 하면서 자기 
부인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털어놓는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병원장 친구는 "그래. 그러면 너 오늘 죽어라. 
우리 병원에서 죽어라. 오늘 집에 가면 또 제수씨로부터 당신이 뭐 알아, 
아무 것도 모르면서....하고 잔소리 또 할 것 아니냐. 
오늘 내 병원에서 네가 죽는 것이 백번 좋을 것 같네. 
찬스는 오늘 지금이야. 너는 오늘 내 병원에서 죽는 거다. 알겠제!"
순진한 친구 병원장 친구에게 달려든다. "마누라 잔소리 때문에 내가 왜 죽어야 하나. 
내가 왜 죽어. 친구 너마저 나에게 스트레스를 꽉 주는구나."
"그래, 죽기 싫으면 죽지 말고..... 그러나 오늘 네가 죽는 것이 내 생각에는 
좋을 것 같은데......
내가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여 줄 터이니까, 여기 침대에 누워라,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신발 벗고 우선 누워봐라."
친구의 성화에 그래 좋다. 한번 죽어보자. 신
발을 벗고 옷은 입은 채로 병원 침대에 눕는다. 
그 순간 친구는 하얀 보자기로 온몸을 덮어버린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너는 지금부터 죽은 거야. 지금부터 꼼짝하지 말고 그대로 누워있어. 
절대로 보재기를 열거나 눈을 떠거나 몸을 움직여서는 안돼! 
그리고 숨도 크게 쉬면 안돼!" 하고 다짐을 한다.
그리고 바로 병원장 친구는 친구 부인에게 전화를 한다.
"약간 당황한 목소리로 " 제수씨, 큰 일 났습니다. 친구가 죽었습니다. "
"친구가 오늘 병원에 와서 몸 컨디션이 좋지않다고 하면서 들어오자마자 쓰러졌습니다. 
확인하니 이미 숨이 거두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응급처치의 시간도 없었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빨리 오셔서 확인하시고 친지와 가족 모두에게 알려야겠습니다.
" 감정을 잡으면서 ....  전화를 끊었다.
채 20분도 안되어 부인이 슬리퍼 차림으로 허벅 지벅 병원 안으로 
들어서자 말자 땅에 대고 통곡을 한다.
"잘못했소. 잘못 했소 내가 잘못했소. 내가 당신에게 너무했소. 내가 잘못했소. 
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그런 소리 하지 않았을 텐데... 
절대로, 절대로 앞으로는 잔소리하지 않을테니 다시 살아 돌아와 줘요.
나 혼자 어떻게 살란 말이요. 세상을 모르면 내가 모르지. 당신은 아니오" 
하고 계속 울면서 통곡을 한다.
흰 천을 덮어쓰고 있는 남편은 웃음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당신이 뭐 알어. 모르면 가만히 있으시오' 하는 말을 
다시는 하지 않는다는 다짐을 몇 번이나 들었다. 
기회는 이때다!
그리하여 살며시 흰 천을 제치면서 "여보. 나 죽지 않았어. 나 살아있어. 
당신 고마워 정말 당신 고마워! 
나 오늘 당신의 진심을 알았어." 하면서 부인에게 씨익 웃음을 던지는 순간!
"당신이 뭐 안다고 그래. 의사선생님이 죽었다고 하면 죽은 거지. 
모르면 가만히 있기나 하지, 
당신이 뭐 안다고 그래!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의사선생님이 죽었다고 하면 당신은 죽은 거야." 하고 
흰 천 보자기를 덮어버린다." 
그리고 혼자 독백한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1997년 IMF 경제위기 때 많은 실업자와 명예퇴직자가 속출되었다. 
지금은 그때 이상의 경제가 어려운 때다. 
IMF때는 기업이 어려워 많은 실업자를 양산했으나 경제대국 미국에서 
불어온 오늘의 금용불안과 위기는 
세계경제를 흔들면서 기업과 함께 살기 어려운 서민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출처 : 푸른화원
글쓴이 : 허상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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