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 직원으로부터 어제 퇴근하다 보니 건물 근처에 새가 죽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급히 카메라를 들고 달려가 보니... 새 한 마리가 앉아있다. 새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약 30Cm 앞에...
▲ 어떤 연유에선지 새는 죽어있고 파리들이 들끓고 있다.
지나가는 차에 치었나? 불쌍한 마음에 가슴이 뭉클했다.
▲ 밤샘을 했는지 새가 무척 피곤해 보인다.
▲ 죽은 새를 지키고 있는 새의 눈이 천근만근이다.
▲ 눈이 감긴다. 시신이라도 수습을 해야 하는데...
▲ 이토록 피곤하면서도 죽은 새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는 것을 보고는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다.
아니야! 나까지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 내가 지켜야 해.
▲ 다시 눈을 부릅뜬다.
▲ 죽은 새는 말이 없다.
▲ 아저씨 죽은 제 남편을 양지바른 따뜻한 곳에 묻어주세요. 네? 하는 것만 같아 양지바른 나무 아래 묻어주었다.
새는 한동안 나무 위에 앉아 있다가 이내 날아가고 말았다.
安東 思夫曲이 생각났다.
※ 安東思夫曲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1586년)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가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섧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원이 아버님께
병술 유월초하룻날
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