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에게 석양의 트럼펫 연주를 띄우며... ♪
한껏
기승부리던 코스모스의 하늘거림과
요염했던 잠자리의 춤사위마저
무성한 갈대 숲 사이로 불어오는
차가운 소슬바람과
붉은 석양빛에 그을려
시들어만 가는데
어느새
나뭇잎 떨어져 흩어지는
늦가을을 지나
내일모레 7일(金)이면
입동(立冬)이 찾아 든다.
거기 네가 있었고
여기 내가있었기에
결코 지루하지 않았던
무성한 숲 같았던 지난날들
이젠
한 잎 두 잎
낙엽 떨어져 쌓이는 곳에
노을빛을 닮은 지난 시간들이
추억되어 머물고...
가끔
안부의 목소리가 그리워도
어둡고 가슴 아픈 전화일까 싶어
선뜻 귀찮아 들지 못 하는 수화기
초겨울 석양 무렵
가슴에 담겨오는
친구의 안부가 내게는 소중했다.
그러기에
있는 듯 없는 듯이 하모니가 되는
부드럽던 친구의 목소리를 떠 올리며
하늘 우러러 늘 노래하며
삶에 감사를 더하고 있거늘...
친구야!
석양에 불어오는 소슬한 바람이
겨울이 다가옴을 느끼게 하니
온 천지를 붉게 물들일
결실의 계절을
조용히 보내자꾸나.
모든 것을
거두어 담는 계절이기에
모든 것을
내 탓으로 여기며
마음 상했던 옛 것들일랑
사랑의 안경너머로
조용히 바라보자
귀도
눈도
기력마저도
모든 것이 낡아져가는 삶의 황혼녘엔
부러지는 강한 마음보단
휘어지는 유연한 시선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며
온유·겸손·섬김·나눔의
마음을 갖자
불쾌지수 올렸던 멜라민 파동과
온 세상을 뒤흔든 금융위기의 파문 속에
너와 나의 맘을
무겁고 어둡게 했던
쌀 직불금 가로챈 몸 쓸 무리도
핵시설로 칭얼거리듯 뻗대는 북녘사람도
독도를 자기 꺼라 우겨대는 섬나라도
입만 열면 떼거리지어
제잘 났다 떠드는
교만스런 이웃들의 뻔뻔스런 행동까지도
용서하자
소슬한 바람이
차갑게만 느껴지는데
석양빛을 닮은
너와 나
빨간 단풍 빛으로 물든 이 늦가을에
쌓이는 낙엽을 챙기듯
가족들과 더불어
건강할 때 건강 잘 챙기면서
우리
오래 오래 살자
“가을은
허리 굽혀
땀 흘린 자의 것~”이란 말처럼
이 마지막 결실의 계절에
사랑하는 친구의 가정에
감사의 알곡이 가득히 넘치기를...
지난날 앉았던
무성했던 그 자리가
상처 없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황금빛 잎이어도 좋다
핏자국 닮은 단풍이어도 좋다
이글이글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의 마지막 빛깔처럼
너와 나
저무는 황혼의 삶도
더욱 뜨겁고
더더욱 아름답게 이루어가기를...
늦가을
쏟아지는 석양 속에
가까이든 멀리든 떨어져있는
내 사랑하는 노래친구를 그리며
붉게 타오르는
노을빛 닮은 안부의 인사로
멋진 트럼펫 연주를 띄워본다.
소슬바람 불어오는
11월의 첫 주간에
붉은 석양에 취해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마지막 준비에 바쁜
전국에 있는 여러 노래친구들을
격려하는 맘으로...
-대장합15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흐르는 음악 / 석양 - 김인배(트럼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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