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글

칼럼-아가페장로 최병걸 목사

mose 2008. 2. 15. 17:48

[컬럼] 왜 교회에 다니느냐고 묻는다면

아가페장로교회 최병걸 목사 [2007-10-15 17:34]

  • ▲아가페장로교회 최병걸 목사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일 아침마다 교회에 가기 싫어하는 아들을 향해 어머니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네가 오늘 교회에 가야 하느냐?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오늘이 주일이기 때문이다. 둘째, 오늘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네가 목사이기 때문이다.”

교회를 섬기도록 부름받은 목사도 왜 교회에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을 풍자한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비근한 예로 목사도 교회에 가는 것이 힘이 드는데 하물며 교인들은 오죽하겠느냐 하는 것을 은근히 비꼬는 유머같습니다.

이민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교회에 다닌다고 말합니다. 혹시 안다니는 사람도 과거에는 다녔다고 말합니다. 열심인 사람은 매일 새벽기도회를 시작으로 수요예배, 주일예배를 빠짐없이 다닙니다. 시간적 여유만 되면 교회에서 하는 모든 모임에 참여하는 열성적인 교인이 참 많이 있습니다. 열심히 교회에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교회에 다니는지 스스로 묻고 그 해답을 얻고 다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의 초기 사역 때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따라 다녔습니다. 저런 스승 같으면 평생을 바쳐 따라 다녀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아서 너도 나도 따라 다녔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이 자신들의 기대와 어긋나자 한 순간에 따름을 포기하고 각자의 길로 돌아갔습니다. 그런 가운데 여전히 예수님의 곁에 남아 있었던 제자들이 열 두명입니다.
른 사람들이 따름을 포기하는 순간에도 열 두 제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3년간 예수님을 따라 다녔습니다.그들은 모두 예수님의 부르심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반응을 나타내며 따라 갔습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시간이 갈 수록 왜 그들이 예수님을 따르는지에 대한 회의와 갈등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가진 갈등의 원인은 바로 따름으로 인해 그들에게 주어질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름으로 인해 얻어질 자기 유익에 치중한 반면 예수님은 자기를 따름에는 반드시 희생이 따를 것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따르는 자들은 누가 더 크냐에 중점을 두었는데 따르라고 하시는 분은 누가 더 낮아지느냐에 중점을 두었습니다.따름으로 인해 얻어질 영광에 집중하는 제자들과 따름 때문에 주어질 희생을 강조하는 예수님 사이에서, 자기들의 기대치가 어긋나자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모두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이었을까요?

만약 누가 나에게 왜 교회를 다니느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 것입니까? 누구도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입니까? 그럼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꼭 물어보기 바랍니다. 나는 왜 교회에 다니고 있는가?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한 해답을 얻으며 다니고 있는가? 아니면 지금까지 다녔으니 습관적으로 다니고 있는가?

왜 교회에 다니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갈 수 있으면 가고, 갈 수 없으면 안갑니다. 갈 마음이 생기면 가고, 가고 싶지 않으면 안갑니다. 과연 교회가 그 정도로 하찮은 모임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교회는 더 이상 다닐 가치가 없는 곳입니다. 그런 곳이라면 굳이 교회에 나가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차라리 주일에는 집에서 낮잠을 자는 것이 더 몸에 이롭습니다.

교회는 나의 유익을 위해 다니는 곳이 아니라 나의 희생을 통해 다른 사람을 유익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다니는 곳 입니다. 내가 얻기 위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줌으로 다른 사람이 기쁨을 누리게 만들기 위해 다니는 것입니다. 내가 유명하기 위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명하게 섬김으로 다른 사람이 유명해지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다니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교회요, 그것을 최고의 기쁨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교회입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 교회의 주인 되시는 예수님이 기뻐하신다는 것을 확신하고 모이는 곳이 교회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누가 더 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섬기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떤 직분을 가지고 다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다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직분을 자랑하기 위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직분에 걸맞는 봉사의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다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재미삼아 이야기하기 위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연약함을 가슴에 품고 함께 울기 위해 다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비꼬기 위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기쁨을 내 기쁨 이상으로 함께 즐거워하기 위해 다니는 것입니다. 교회에 가서 일 주일 동안 쌓인 내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어지러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소원을 듣고 그것을 내 가슴에 담기 위해 다니는 것입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훨씬 복되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다니는 것입니다. 유한한 것에 삶의 전부를 거는 것보다 무한하신 하나님께 내 인생을 맡기는 것이 더욱 지혜롭다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다니는 것입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임을 알고 그들과 함께 예배하며 교제하는 것이 사람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임을 깨달아야만 비로서 교회를 다닌다 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 가서 눈에 보이는 사람만 보고 오면 가기 싫지만, 주인되신 예수님을 발견하면 가고 또 가고 싶어집니다. 손님들 때문에 불편했던 기억으로 더 이상 교회에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그건 너무 큰 손실입니다.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교회를 평가한다는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을까요?

지금 교회로 오세요! 거기에는 인생의 길과 진리와 생명이 되시는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의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